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해외에서 조국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서 수고하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실망하지 않고 꾸준히 이 나라의 민주 회복과 인권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테니까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고 이희호 여사 1주기를 하루 앞둔 9일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을 통해 알려진 이 여사의 미공개 육성 녹음 중 일부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이 1976년 3·1 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구속 수감된 지 1년 뒤인 1977년 3월 재미 한인단체가 운영하던 라디오 방송 ‘희망의 소리'(Voice of Hope) 3·1절 특집 전화 인터뷰에 출연했다.
이 여사는 수감 중인 남편이 “관절염과 좌골 신경통 때문에 통증이 심해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너무 통증이 심해 아침저녁으로 기운이 없다고 한다”며 “1년이 가깝도록 제대로 진찰받지 못했다”고 미국 내 청취자들에게 김 전 대통령의 근황을 전했다.
‘최근 정부에서 구속 인사들에 대한 석방을 시사한 게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오히려 감시가 더 강해지고 있고 3·1절을 앞두고 말할 수 없이 더 강하게 단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구속 인사들이 갇힌 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는데 구속 인사들의 가족으로서 해외 동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는 요청에는 “수고하시는 가운데 더욱더 조국의 민주 회복을 위해 성원을 보내달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
김대중도서관은 또 이 여사가 김 전 대통령과 미국으로 망명해 있던 시절인 1983년 뉴욕의 한 교회에서 행한 영어 연설문 원고도 공개했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이 1980년 신군부가 조작한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투옥돼 사형을 선고받고 자신은 가택 연금에 처한 당시의 경험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투쟁을 멈출 수 없다. 우리는 한국에서 민주화와 정의가 실현되지 않아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기도해야 한다”며 재미교포들을 향해 국내 민주화 인사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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