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24 News— 현문섭 감독의 영화 ‘사흘’은 수상한 문을 비추는 것으로 시작된다. 문 안에서 뜻을 알 수 없는 라틴어로 무언가를 외는 소리와 소녀의 비명이 들려온다. 사제 ‘해신'(이민기 분)이 악마를 쫓는 구마 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문밖에서는 의식을 기다리는 가족이 있다. 그들은 애써 문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외면하는 듯하다. 숨진 소녀의 아빠인 ‘승도'(박신양 분)가 두 손으로 귀를 막고 있다.
그러나 “아빠 살려줘”란 말에 승도는 벌떡 일어서 문을 열려고 시도한다. 도끼까지 들고 열리지 않는 문을 부수려고 한다.
그 순간 집 안의 모든 불이 꺼지고 문 안에서 들려오던 소리는 그친다.
‘사흘’은 오프닝에서부터 지향하는 장르를 드러낸다. 악마가 깃든 몸, 이로부터 비롯되는 비명과 발작, 이에 맞서 싸우는 사제, 붉은 피의 이미지까지 오컬트의 전형적인 특성이다.
교차 편집을 통해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오컬트 영화에서 교차 편집은 서로 다른 공간에 있는 상황을 이어 붙임으로써 그 이면에 있는 미지의 힘 또는 존재를 암시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장례식장에서 사제·수녀들의 의식이 치러지는 장면과 승도가 딸 소미(이레 분)를 살리려는 장면의 교차 편집은 보는 이의 몰입감을 높이고 무언가 벌어지고 있다는 불길함을 안겨준다.
날카로운 음향, 컴퓨터그래픽(CG)을 바탕으로 한 나방의 활용도 몰입감을 더하는 부분이다. 나방은 미스터리한 존재가 새로운 존재로 탈피하는 모습을 상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