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김기현·김한길·박용만·박주선·한덕수 등 후보군 거론
“논공행상 없다” 고강도 검증 예고…주진우팀, 제3의 장소에 사무실 마련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르면 27일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공식 보고를 받는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인사팀 자료를 토대로 총리 후보를 5배수가량으로 압축해 윤 당선인에게 보고하고, 그중 일부 명단을 검증팀에 넘겨 본격적인 인사 검증에 들어갈 예정이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회 인사청문 절차 일정을 고려하면 늦어도 이번 주 초에는 총리 후보 검증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사청문요청안 국회 송부, 인사청문특위 구성, 이틀간의 인사청문회와 청문보고서 채택, 본회의 표결 등을 거치는 데 약 35일이 걸린다.
이에 앞서 인사검증 자료 조회와 검토에 일주일가량 걸리는 만큼 대통령 취임일인 5월 10일부터 역산하면 이번 주에는 검증에 돌입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총리 후보로는 각 분야 원로 내지 중량급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먼저 윤 당선인이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민생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경제 전문가를 내세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전날 인수위 워크숍에서도 “가장 중시해야 하는 것은 실용주의이고 국민의 이익”이라며 “제일 중요한 것이 경제”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런 맥락에서 한덕수 전 총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두루 중용된 통상 전문가로, 전북 전주 출신이다. 다만 올해로 73세라는 점이 부담으로 지적된다.
박용만 전 두산 회장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산업 현장에서 40여 년 활동한 기업인으로 민주당 인사들과도 친분이 깊다. 재벌 출신 총리에 대한 국민 여론이 관건이다.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은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와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을 맡은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은 국민통합에 방점을 찍은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들은 윤 당선인의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누구보다 높지만, 김 전 대표는 건강 문제가, 박 전 부의장은 윤 당선인과 같은 특수부 검사 출신이라는 점이 장애물로 꼽힌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경우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이 마무리되면 당권에 도전하는 쪽으로 기울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5년 뒤 대권을 노린 행보로 해석된다.
안 위원장은 최근 총리직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지금 현재 제가 맡은 일에 집중하자는 생각 밖엔 머릿속에 들어있지 않다”, “어디 한눈팔고 다른 생각 할 여유가 전혀 없다”고 답해왔다.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도 최근 공직자가 아닌 학자로서 국가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윤 당선인이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이나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등 정치인을 내세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두 사람 모두 원만한 캐릭터의 4선 중진이다.
거대 야당의 십자포화가 예상되는 만큼 초대 총리 후보로는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무난히 통과할 만한 인물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깔렸다.
여소야대 국회의 인사청문 정국에 대비, 윤 당선인 측은 역대 어느 정부와 비교해도 가장 강도 높은 인사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주진우 전 부장검사가 이끄는 10여 명의 검증팀이 보안을 위해 삼청동과 통의동이 아닌 제3의 장소에 사무실을 열고 본격적인 검증을 준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처럼 ‘7대 인사 원칙’을 제시한 뒤 이를 철저히 준수하지 못한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국민 눈높이’를 최우선에 둔 혹독한 검증 기준을 마련 중이라고 한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논공행상 없이 실력 위주로 유능한 사람을 뽑을 것”이라며 “넓게 인재를 구해 강력하게 검증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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