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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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아베] 장기 집권에 급제동…혼란에 빠져드는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사의 표명을 하면서 차기 일본 총리를 노리는 정치인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중도 사임하기로 함에 일본 정국은 혼돈에 빠져들 전망이다.

8년 만에 새 총리를 사실상 결정하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정국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다음 달 새로운 내각이 출범할 전망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발등의 불을 끄면서 국내 정치를 안정시키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베 총리가 필생의 과업으로 꼽았지만 이루지 못한 개헌을 추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또 국정의 주요한 축이던 외교 정책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한일 관계의 변화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장기 정권의 종결…8년 만의 대권 경쟁 돌발 개막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가 1년 남짓 남은 가운데 정권의 종결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었으나 그의 사퇴 선언은 일본 정치권에 상당한 충격을 안겼다.

아베 총리는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직을 유지해 행정의 공백을 막겠다고 했으나 연속 7년 8개월 이어진 행정 수반이 교체된다는 것 자체가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상황이다.

고개 숙여 인사하는 아베
고개 숙여 인사하는 아베(도쿄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오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사의를 공식 표명했다.

그가 이른바 ‘결정하는 정치’를 하겠다며 추진력 있는 정부를 표방하며 인사권을 전례 없이 강하게 틀어쥔 가운데 일선 성청(省廳·중앙행정기관)이 정권 실세와 총리관저의 눈치를 보는 것이 일상이 됐다.

일본 근·현대 정치에서 최장기간 이어진 막강 권력의 구심점 소멸을 앞두고 일본의 정치적 불안정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베 총리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28일 도쿄 주식시장의 닛케이 평균주가(225종, 닛케이지수)가 장중 한때 2.65% 하락한 것은 이런 우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국회의사당
일본 국회의사당[연합뉴스 자료사진]

혼란의 직격탄은 차기 총리를 꿈꾸던 주자들에게 떨어졌다.

평소에 의욕을 드러내던 이른바 ‘포스트 아베’ 정치인들에게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우선 감지됐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은 차기 도전에 의욕을 드러내기는 했으나 당장 출마 선언을 하기보다는 “우선 (아베 총리에게) 경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반응을 28일 내놓았다.

과거에 총재 선거에 반복해 도전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은 자신에게 불리한 방식인 자민당 의원 중심의 총재 선거가 추진되는 흐름을 의식했는지 출마 여부에 대한 직접 언급은 피하고 선거 방식에 관한 의문을 드러냈다.

특정 파벌에 속하지는 않지만, 위기관리 능력 등을 주목받아 총재 선거의 변수로 급부상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태도를 명확하게 하지 않은 채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인터넷에 올려놓은 상태다.

아베 총리는 차기 총재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할 뜻이 없다고 기자회견에서 언명했다.

하지만 그가 속한 최대 파벌인 호소다(細田)파에서는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자민당 선거대책본부장과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자민당 간사장 직무대행이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운을 띄웠다.

호소다파는 누구를 지원할지 태도를 정하지 못한 상태이며 아베 총리가 차라리 후계자를 지목하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전했다.

◇ 코로나 대응 발등의 불…’1년짜리’ 총재 권력 안정 난항

현재 진행되는 흐름으로 보면 차기 총재는 다음 달 중에 결정되고 새 내각도 곧 발족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로써 일본 정국이 안정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확진자 증가 추세가 다소 진정하고는 있으나 긴급사태가 선언돼 있던 시기보다는 여전히 훨씬 많은 이들의 감염이 매일 보고되고 있다.

또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들면서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 만큼 내각 교체에 따른 코로나 대책 혼선을 막기 위해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코로나19 확산하는 일본 (CG)
코로나19 확산하는 일본 (CG)[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