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1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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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트럼프, 에르도안과 통화 중 시리아 철군 결정”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통화에서 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출간한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2018년 12월 14일 트럼프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통화에서 미군 철수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볼턴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 출간[EPA=연합뉴스]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터키가 IS(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 잔당을 맡는다면 우리는 시리아를 떠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에르도안 대통령이 “터키가 나머지를 맡겠지만 물류 지원이 필요하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볼턴에게 철수 계획을 세우게 하겠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한 지 5일 만인 2018년 12월 19일 트위터를 통해 미군이 시리아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 발표는 엄청난 후폭풍에 직면했다.

당장 시리아에서 IS 격퇴전이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군이 철수할 경우 IS가 세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 미군이 철수할 경우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족을 ‘눈엣가시’로 여겨온 터키가 시리아 국경을 넘어 쿠르드족을 공격해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시리아 북동부를 장악한 쿠르드족은 민병대인 YPG를 조직해 미군과 함께 IS 격퇴전의 선봉에 섰으나, 터키는 YPG를 자국 내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지부로 보고 격퇴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왔다.

이에 미 정계에서는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시리아 철수는 미국이 쿠르드족을 ‘토사구팽’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 결정에 반발,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볼턴은 당시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사직서를 전달하고 나오는 매티스 전 장관을 만난 일화를 기록했다.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즉시 알 수 있었다. 기다리는 나를 본 매티스는 망연자실한 듯했지만, 별다른 표현 없이 나와 악수를 나눴다.”

당시 매티스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장문의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읽지 않았다고 볼턴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에게 “그(매티스 전 장관)가 떠난다. 나는 정말 그를 좋아한 적이 없다. 내가 그를 ‘미친 개’라고 불러줬더니 괴물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미친 개’는 걸프전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쟁 등을 거치며 병사 출신으로 4성 장군까지 진급한 매티스 전 장관의 별명이다.

국내외의 강한 반발에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철군을 연기했지만, 지난해 10월 다시 한번 시리아 주둔군의 철수를 지시했다.

이번에는 실제 미군의 철수로 이어졌으며, 시리아 북동부에서 미군이 철수한 지 3일 만에 터키군은 유프라테스강 동쪽 시리아 국경을 넘어 쿠르드족을 공격했다.

터키군은 중화기를 앞세워 시리아 국경을 따라 길이 444㎞, 폭 30㎞에 달하는 안전지대를 설치하고 쿠르드족을 안전지대 밖으로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수를 지시하기 한 달 전 백악관을 떠난 볼턴은 “트럼프가 내린 결정의 결과는 미국 정책과 전 세계의 미국에 대한 신뢰도의 완전한 붕괴였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가 당파를 초월해 받은 강력하고 부정적인 반응은 완전히 예측 가능하고 정당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